클라이밍 사고와 보상 : 전문가가 알려주는 반드시 알아야할 핵심은
안녕하세요. 활발한 클라이밍 크루 멤버이자 전문 손해사정사인 전태진입니다.
평소 즐기는 취미에 관해 글을 쓰면 기분이 좋아야 하지만, 오늘은 마음이 다소 무겁습니다. 클라이밍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그에 따른 보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얼마 전, 함께 클라이밍을 즐기던 크루원이 불의의 사고로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친구가 당장 직장에도 나가지 못해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께 꼭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높은 곳에서 갑자기 추락하여 팔다리 골절, 인대 파열, 또는 척추 압박골절 등의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자신의 실수로 인한 사고라 여겨 보험 처리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예상 외로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전태진 손해사정사 소개
- 9,100건 이상의 재해 상담 경험 / 700건 이상 손해사정 사건 진행 및 자문
- 법률사무소 화이트 보험보상센터 사무국장 역임
- 네이버 eXpert 공인 손해사정사 / 크몽 손해사정 분야 누적 상담 1위
- 한국사정사협회 정회원

1. 클라이밍 사고 시 '배상책임' 청구를 고려하세요
우선 명확히 해야 할 점은, 클라이밍 시설 이용 중 낙상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고 해서 무조건 시설 측에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주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사고 과정에서의 명백한 과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설물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담당자가 강습 중 적절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등의 명백한 과실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실을 명확히 입증해야만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배상책임보험사가 이를 대신 입증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들은 대부분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입장 시 서약서에 서명했고, 개인의 실수로 인한 사고인데 왜 우리에게 책임을 묻느냐"는 식의 반응이 일반적입니다.
과실을 입증한 후에도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민법상 손해배상 기준에 따라 치료비, 휴업손해, 후유장해로 인한 손실(일실수익),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기타 비용 등을 정확히 산정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사례의 당사자도 척추 압박골절로 유합술까지 받게 되어 1천만 원이 넘는 의료비를 비롯해, 6개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손해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때 배상책임을 지는 보험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입증해주지 않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수천만 원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인데, 피해자가 요구하는 대로 모든 금액을 지급할 리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제시받은 금액이 터무니없이 적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경미한 부상이라면 모르겠지만, 특히 척추 압박골절, 십자인대 파열, 팔다리 관절의 심각한 골절이 발생했다면 후유장해는 불가피합니다. 여기에 개인의 소득, 가동연한, 과실 정도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손해액을 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여러분이 직접 수행해야 한다는 점... 현실적으로 가능하신가요?

2. 배상책임보험이 적용되지 않아도 희망은 있습니다
클라이밍 사고로 시설 측에서 배상을 받지 못했더라도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가입한 개인보험에 포함된 특정 보장으로 상당한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로 '상해 후유장해' 보장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했을 때 입원비나 통원비 등의 기본적인 특약만 확인하고 마무리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보장이 보험증권에 포함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3% 이상 후유장해 발생 시~'라는 문구로 표현된 부분의 보장 금액을 주의 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 담보금액을 기준으로 낙상사고로 인한 팔다리 관절 손상이나 척추 압박골절 등으로 인해 남은 후유장해의 정도에 따라 정해지는 장해율(%) 만큼 장해보험금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례자의 경우 요추 압박골절로 인해 '척추(등뼈)에 뚜렷한 기형을 남긴 때' 라는 소견을 받아 2억원 * 30% = 6천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것이 새로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매월 보험료를 납부하며 유지하고 있는 보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보장입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부디 이 보장을 적극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20년, 30년에 걸쳐 수천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서 겨우 골절진단비 50만원을 받고 만족하지 마세요.
3. 후유장해가 있어도 보상받기 어려운 이유
1) 후유장해 평가의 어려움
앞서 설명드린 대로, 클라이밍으로 인한 중상해 사고 시 가장 중요한 서류는 장해 관련 문서입니다. 신체에 남은 영구적인 후유증을 전문의가 면밀히 검사하여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서류를 얻는 과정이 생각보다 순탄치 않습니다.
여러분의 건강 상태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주치의는, 오히려 환자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거라고 쉽게 판단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의사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제로 불편함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식 문서로 인정받는 첫 단계부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됩니다.
2) 보험사 담당자의 입장
클라이밍 추락사고와 같이 고액의 보상이 예상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해당 손해보험사에서도 전문 담당자(주로 위탁 손해사정사)를 고용하여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칩니다. 이들 역시 분야의 전문가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들이 상대편 회사(손해보험사)로부터 비용을 받고 의뢰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손해액을 산정할 때, 피해자인 여러분의 희망사항보다는 불가피하게 손해보험사 측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 또한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 줄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혼자서 미숙하게 대응하다가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 선임시 이건 조심하세요.
- 돈 아깝다고 혼자 진행하시는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혼자 진행하다가 사건 망가지면 해결이 매우 어렵다는 것.
- 낮은 수임료, 지인이 소개해준 인맥이라고 믿으면 반드시 후회합니다. 면밀히 대화 나누고 결정하세요.
- 일부 자격미달자들이 세부 검토도 없이 추상적인 높은 목표 금액만을 제시하며 유혹합니다. 거르세요. 합의는 서로가 협의하기 전까지는 금액을 확정해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 그저 난 '돈 많이 받아주겠다는 사람이 좋다'면 그분에게 맡기셔도 좋습니다. 다만 저는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산정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약속 드리겠습니다.